"88세가 경로당 막내"‥소멸위기 농어촌 마을

앵커


전국에서 지방 소멸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 전남 고흥군인데요.

얼마 안 되는 주민 대부분이 노인층이다 보니까 일할 사람도 찾기 어렵고, 마을 살리기 같은 사업도 쉽지 않아서 노인들도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강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 고흥군의 예동마을.

할머니 두 분이 불 꺼진 마을 경로당을 찾았습니다.

7~8년 전까지만 해도 10명이 넘는 마을 어르신들로 북적였던 곳이지만, 이제는 농한기에도 두세 명 정도만 찾는 조용한 공간이 됐습니다.

올해 88살인 진금자 할머니가 이 경로당의 막내입니다.


[진금자/예동마을(88살)]
"그때는 노인들이 이 방 하나씩 (가득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렇게 돌아가셔 버리고, 여기서 밥 먹는 사람이 없어. 거의 빈다고 생각해야지. 이제 거의 빌 거예요."

고흥군 두원면의 지남마을은 소멸 위험이 큰 고흥군에서도 고령화가 많이 진행된 곳입니다.

20여 명 정도인 주민 중 절반이 65살 이상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주민 6명이 노환 등으로 숨졌습니다.

주민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이제는 농사일도 외국인 노동자 같은 외부 인력이 도맡아 합니다.

[정종수/지남마을 이장 (69살)]
"농사는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이제 걱정도 돼요. 큰 마을은 (마을 사업을 하는 데가) 더러 있기는 있어요. 그런데 저희 마을에 그렇게 할 사람이 없어요."

인구가 줄어든 고흥의 마을 곳곳은 보시는 것처럼 빈집으로 남아있습니다.

29세대가 살고 있는 옆 마을은 올해 부녀회장을 뽑지 못했습니다.

주민의 43%가 노인인데다 이마저도 숫자가 줄면서, 마을 일을 돌볼 사람을 찾지 못한 겁니다.

기존 주민도 요양원이나 읍내로 거처를 옮기면서, 마을 공동화는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정병채/지북마을 (91살)]
"사람이 없어. 다 죽어버리고, 나만 안 그러고 다 죽어버리고. 여기 전부 다 사람 안 살아. 저쪽으로는. 이 집만 하나 사는구나. 저 교장 집하고. <여기 집도 요양원 가버렸어.>"

고흥군 515개 마을 중 노인 인구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마을은 300여 곳.

지방 군 단위 지역을 가장 먼저 덮친 초고령화는 가장 작은 지역공동체인 마을 단위부터 잠식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서영입니다.

출처:MBC뉴스 유튜브공식채널

https://youtu.be/eUE_N0720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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