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잡을 사람이 없는데‥들어오면 절반이 야반도주"

 앵커


요즘 어민들이 모여 사는 바닷가, 섬 지역에서도 고령화 현상이 심각해 지면서 선원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젊은 선원들은 이미 찾아보기가 힘든 상황이고요.

부족한 인력을 외국인 선원으로 채우고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김하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귀포 앞바다에서 갈치잡이를 하는 선장 김태운 씨.

두 달 전 김 씨의 어선에서 일하던 베트남 외국인 선원 2명이 무단이탈했습니다.

3년 계약, 선원 취업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지 한 달만 입니다.

당장 배를 탈 선원이 없어 고기잡이도 포기했습니다.

[김태운/갈치잡이 어선 선장]
"빠져나가 버리면 사람이 없잖아요. 그래서 작업을 10일 넘게 못 나갔지. 몇천만 원씩 손해가 생긴다고‥"

이마저도 외국인 선원 수급이 어려워 다시 받으려면 내년에야 가능합니다.

29톤급 갈치잡이 연승어선입니다.

이 배의 최소 승선 인원이 9명인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 선원입니다.

선장이나 갑판장 등 한국 선원은 대부분 5-60대입니다.

외국인 선원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한계에 부딪힌 상황.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제주에 외국인 선원 천여 명이 들어왔지만 절반 이상이 무단이탈했습니다.

불법 일자리 브로커를 통해 임금이 더 높은 공장이나 농촌으로 옮기는 겁니다.

임금을 더 주려해도, 돈이 없습니다.

지난해 제주지역 어가 소득은 1천 960만 원으로 4년 만에 26%나 떨어졌습니다.

[천남선/서귀포어선주협회장]
"(외국인 선원들이) 합법적으로 와서 다 이탈하고, 돈 많이 준다고 해서 데려가버리면 우리는 다 망한 사업 아닙니까."


그래도 기댈 곳은 외국인 선원밖에 없는 게 현실‥

제주는 65세 이상 고령 어가 인구 비중이 43.5%로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높아졌습니다.

어업 인구도 5년 만에 30%가 줄어들면서 어촌 소멸은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강외진/갈치잡이 어선 선주]
"이제 다 고령화되고 그렇다고 요즘 젊은 사람들이 배 타러 오는 것도 아니고‥이거 해봐야 앞으로 10년 미만입니다. 10년 미만."

MBC뉴스 김하은입니다.

출처:MBC 뉴스유튜브 공식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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