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고 해도, 아팠다고 해도 쿠팡 블랙리스트

 앵커


우리나라 노동법은 특정 질병을 이유로 개인의 취업을 제한할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쿠팡이 일용직을 뽑을 때, 과거 병력을 조사했고 솔직하게 과거 질병을 말했더니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증언이 잇따랐습니다.

심지어 쿠팡에서 근무하다 병원에 실려가는 일이 생겨도 채용을 제한하고 있었습니다.

차주혁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리포트

물류센터 근무 첫날 제출하는 '건강상태 확인서'

쿠팡은 과거나 현재 질병을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근골격계 질환, 만성질환, 심장질환, 정신질환까지, 민감한 개인정보들입니다.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퇴직자 A씨(음성변조)]
"허리는 제가 야구를 했었는데 그걸 하다가 다친 거라, 그걸 안 적으면 뭔가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다 해서 그냥 적었거든요."

과거 병력을 솔직하게 적어냈더니, 두 번째 근무는 할 수 없었습니다.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퇴직자 B씨(음성변조)]
"한 번이에요. 한 번. 처음 갔을 때 아픈 걸 얘기했었고, 그 이후에 바로 그냥 커트 당한 것 같더라고요."

첫 근무를 해보지도 못하고, 바로 귀가 조치되기도 했습니다.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퇴직자 C씨(음성변조)]
"그걸 작성하고 나서 안전 교육을 받는데 한 분이 오셔서 '취업이 불가능할 것 같다'."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퇴직자 D씨(음성변조)]
"거기 조울증이라고 적었는데 갑자기 관리자가 저를 호출하더니 '이게 심하든, 심하지 않든 현장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실제 근무를 하지 않아 근로계약이 성립하지도 않았는데, 이들은 쿠팡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퇴직자 D씨(음성변조)]
"'저 일상생활도 정말 잘하고 전혀 문제가 없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안 된다고 하셔서. 그 이후에 다른 센터에도 근무 신청을 넣을 때마다 계속 떨어지더라고요."

쿠팡에서 일하다 다치거나 아파도 채용은 제한됩니다.

병원 이송, 또는 귀가 조치되는 즉시 먼저 채용 홍보 문자부터 막힙니다.

동시에 사원평정 하위 등록, 다시 말해 블랙리스트에 올라갑니다.

사유는 '정상적인 업무 수행 불가능, 안전사고 우려'로 등록됩니다.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퇴직자 E씨(음성변조)]
"왜 갑자기 이명이라고 하죠. 삐 소리가 엄청 심하게 들리고. 가서 조퇴 신청을 했고, 그 다음에 제가 물어봤어요. 혹시 이 질병 때문에 못 할 수 있지 않냐고."

병이 나으면 채용 제한을 해제하도록, 사규엔 정하고 있습니다.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퇴직자 E씨(음성변조)]
"'다 나았다고 판단되면 일을 할 수 있다. 연락을 한번 해보고 와라'. 치료가 완전히 돼서 그 다음날 연락을 해봤죠. 깜깜무소식이더라고요."

발병일, 수술일, 완치 여부 등에 따라 통상 1년까지 채용이 제한되지만 세부기준 내용에 일단 '불가능'이라고 표시되고 나면, 쿠팡 물류센터에선 영구적으로 일할 수 없습니다.

[쿠팡 물류센터 EHS팀 헬스매니저 퇴직자(음성변조)]
"사실 다른 직장이라면 우울증이라든지 그런 거에 대해서 솔직히 관리 대상이 되지는 않겠죠. 잠실 본사에서 지침을 줬어요. '이러이러한 질병이 입력돼 있으면 필터링 작업을 하십시오'라고 지침을 줬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병력'을 이유로 한 채용 차별은 고용정책 기본법 위반입니다.

[쿠팡 물류센터 계약직 퇴직자(음성변조)]
"업무 강도가 세기 때문에 다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쓰러지면 그냥 약해서 쓰러졌구나. 그냥 그러고 끝이에요."

쿠팡 측은 영구 채용 제한에 걸리는 질병명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출처:MBC뉴스유튜브공식채널
https://youtu.be/QVm_l6p_t-w?si=XvOYUSyG_QZqAI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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