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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그은 대통령 "타협 대상 아냐"‥의사협회 첫 고발 '장기전' 채비

  앵커 진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을 겨냥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타협은 없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정부는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며 강경 대응에 힘을 싣고 있는데요. 보건복지부는 오늘 의사협회 관계자를 처음으로 형사고발했고, 전공의들에겐 '진료유지명령'을 내렸습니다. 먼저, 지윤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윤석열 대통령은 '의대 2천 명 증원'이 국가의 책무를 이행하는 최소한의 필수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의료 개혁은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벌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써도 정당화되기 어렵습니다." 의료계와 협상의 가능성을 일축한 겁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정부는 장기전에 나설 채비가 돼 있다"며 "3월부터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을 원칙대로 처벌할 방침"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간 모든 의제를 협상할 수 있다고 해온 보건복지부 역시 '이번에 밀리면 어떤 의료 정책도 추진할 수 없다'는 내부의 강경론이 거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복지부는 우선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교사-방조'한 혐의로 의사협회 비상대책위 관계자 등 5명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이에 앞서 오는 3월부터 병원에서 새롭게 일하기로 한 전공의들에게 어제 대규모 '진료유지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들이 계약을 포기하거나 갱신하지 않으면 '행정 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압박했습니다. 실제 서울의 5개 대형병원의 인턴 6백여 명 가운데 90% 가까이 임용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대로라면, 다음 주부터 대형병원에선 전공의들 모두 일손을 놓는 셈입니다. [박민수/보건복지부 제2차관] "(진료유지명령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 이런 건데요. 저희가 법적 검토를 마쳤고 현행 의료법 체계에

"진료 거부에 분노"‥"대화·타협 시도해야"

  앵커 환자들의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전공의들이 빨리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간호사나 의료 기사 같은 병원 내 다른 종사자들도 비슷한 입장인데요.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가 의료계를 힘으로 굴복시키려고만 하지 말고 더 적극적으로 대화와 타협을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대화의 가능성, 얼마나 열려 있는 걸까요? 지윤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환자와 가족들은 불안감을, 그리고 분노를 누르지 못합니다. [암 환자 보호자 (음성변조)] "무수히 그렇게 급한 사람들이 온다고. 왜 그런 사람들 붙잡고 이런 걸 해." [환자 보호자] "선서에도 있듯이 순수한 생명을 살리고 하는 게 의사의 본분이잖아요." 간호사와 의료기사, 조무사 등 의료계의 동료들 역시 쓴소리를 냈습니다. 이유야 어쨌든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멈추고 의료 현장을 먼저 지켜내야 한다는 겁니다. [최희선/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지금 국민들 속에는 의사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들끓고 있습니다. 필수 업무의 진료 거부로 국민들을 사지로 내몰아서는 안 됩니다." 일부 의대 교수들은 정부와 전공의 사이를 중재하러 나섰지만, 결국 실패를 선언했습니다. 정부가 엄격한 '사법 처리'만을 강조하는 데 실망했다는 겁니다. [정진행/서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 "정부에서 이 상황을, 파국을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너무나 절망했습니다. 중재하지 못해서 사퇴하겠습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장들은 3월 4일까지 원하는 의대 정원을 제출해달라는 교육부에 기한을 미뤄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신찬수/전국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학생들한테 설득시키고 돌아오게 하려면 3월 4일은 너무 촉박하다는 거죠. (정원은) 4월 말까지만 결정되면 돼요. 노력을 최대한 해보고 접점을 찾는다든지 그런 게 있은 후에 정원을 확정하자." 대화의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건 아닙니다. 정

"저희는 안 받아요"‥공공병원·2차 병원으로 몰린다

앵커 지금 주요 대형병원에선 중증·응급을 제외하곤 환자들을 돌려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로 공공병원이나 중급 규모의 2차 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리고 있는데요. 이곳들 역시 상황이 만만치 않아서 환자들은 받아줄 병원을 찾아다니느라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송정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택시를 타고 병원을 찾은 한 80대 환자. 3명이 달라붙어 힘겹게 휠체어로 옮깁니다. 일주일 전 당뇨 합병증으로 양발을 절단하는 수술을 받아 혼자서는 걷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큰 수술에 입원 치료를 원했지만 수술 다음날 퇴원한 뒤 이틀에 한 번꼴로 통원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당뇨 환자 보호자 (음성변조)] "어쩔 수 없다는 거야. 의사가 없다는 거야. 입원을 그냥 한다니까 입원도 안 된다는 거야. 무조건 퇴원하라고 그래서 퇴원을 한 거지." 공공병원인 이곳 서울보라매병원에는 하루 종일 많은 환자들이 몰렸는데요. 응급실을 찾았다가 치료를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발가락이 찢어져 응급실을 찾은 이규돈 씨는 다친 발을 이끌고 근처의 다른 병원을 수소문해야 했습니다. [이규돈] "응급실에서 '다 찼다'고 '지금 수용이 안 될 것 같다' 그래서 한 단계 낮은 명지나 강남고려(병원) 쪽으로 가라 그래서…" 3차 병원 응급실이 중증 위주로 환자를 받으면서 2차 병원이나 공공의료원들로 환자들이 몰리는 상황. 당장은 진료가 겨우겨우 이뤄지고 있다지만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황순용] "너무 걱정이에요. 이렇게 질질 끌면 환자들 어떡하란 얘기예요. 대책이 없어요." 대전에서는 의식을 잃은 80대 여성이 응급실 자리를 찾지 못해 숨진 일도 벌어졌습니다. 구급차 안에서 병원을 수소문했지만 7곳에서 의사가 없다며 거부했고, 50여 분만에 겨우 응급실에 도착했지만 이미 숨을 거둔 뒤였습니다. [윤창주/대전소방본부 구급팀장] "시간이 좀 지체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심정지가 온 상황이기 때문에 조금

의사협회 "총동원령"‥이번주 분수령 '전임의'도 떠나나

  앵커 정부의 압박에 의사협회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의 협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특히 정부가 복귀 시한으로 못박은 2월 말은 지금 현장에 남은 '전임의들'의 계약이 끝나는 시기여서, 이들마저 빠져나갈 경우 진짜 '의료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의료계 상황은, 박소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의사협회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정부가 전공의들의 해외 취업 불이익까지 언급하는, 믿을 수 없는 수준의 협박을 한다고 비난했습니다. 오로지 처벌을 통해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실제로 법적 처벌에 나선다면 변호사를 대동해 전공의들을 지원하겠다고 맞섰습니다. [주수호/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사법절차 진행은)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모든 다리를 파괴하는 행동이며, 의사 회원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대한민국 의료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해질 것입니다." 회원인 개원 의사들을 향해서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오는 3월 3일 예정된 총궐기대회에 "총동원령에 준하는 참여를 호소"했습니다. 정부의 경고에도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고 있습니다. 전공의들 사이에선 정부의 겁박이 계속될 뿐, 달라진 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의료 현장의 혼란은 이번 주 큰 고비를 맞습니다. 전공의들이 비운 자리를 지금은 전임의나 레지던트 4년차들이 대신하고 있지만, 이들마저 집단행동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이번 주에 계약이 종료되는데 새롭게 계약하지 않으면 3월 의료 대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 등 이른바 '빅5' 병원의 전임의는 1천 3백여 명, 전체 의사 수의 19%에 달합니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최소 절반 이상의 전임의들이 전공의와 행동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

"29일까지 복귀하라‥3월부터 법대로"‥'사직' 전공의 1만 명

앵커 정부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습니다. 사흘 안에 복귀하지 않으면 '수사와 기소'가 불가피하다, 의사 면허정지 절차에도 들어가겠다며 시한을 못박아 압박한 건데요. 의료계는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김지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이 주재한 의사집단행동 중대본 회의. 이 장관은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오는 29일까지 돌아오라며, 복귀 시점을 내걸었습니다. 대신 지난 책임은 따지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여러분들이 떠났던 병원으로 돌아온다면 지나간 책임을 일절 묻지 않겠습니다." 중대본 회의 직후엔 3월부터 수사와 기소 등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엄포도 나왔습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을 위한 절차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민수/보건복지부 2차관] "면허정지 처분은 그 사유가 기록에 남아 해외 취업 등 이후 진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어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경찰청은 수사 실무회의를 함께 열어 엄정하게 공동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찰은 수사 대상이 이미 고발된 의사협회 핵심 관계자와 전공의협의회 집행부라고 지목했습니다. 정부는 또 의료법 논란이 일던 진료 보조 간호사, 'PA 간호사'를 의료 현장에 투입하는 지침을 내일부터 시행하겠다며 전공의들을 압박했습니다. 현재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은 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5명 중 4명이 사직서를 낸 셈인데, 실제 병원 근무를 중단한 전공의들도 9천 명이 넘습니다. 정부에 접수된 '의사 집단행동 피해' 사례는 지금까지 227건에 달했습니다. 정부는 다만 응급의료기관 409곳 대부분이 정상적으로 운영 중이며, 상급종합병원의 외래진료도 2.5%가 줄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출처:MBC뉴스 유튜브공식채널 https://youtu.be/Ey

의협 "모든 수단 동원해 저항"‥교수들 "파국 막을 새 협의체 구성하자"

  앵커 의료현장의 핵심 인력인 전공의들이 대규모로 사직서를 낸 지 오늘로 일주일이 됐습니다. 자리를 비운 전공의들이 오늘도 돌아오지 않으면서 '의료공백'은 장기화되고 있는데요. 전국 의사대표들은 정부를 상대로 결사항전을 다짐했는데,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강대강' 대치를 풀기 위한 중재 움직임이 잇따랐습니다. 박소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국 17개 시·도의 의사 대표 3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잘못된 정책 바로잡고 대한민국 의료 살려내자." 이들은 정부를 향해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의대 정원이 2천 명 늘어나면 막대한 의료비 증가로 이어질 것이고 의대 교육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가 개원면허제 도입이나 비급여 혼합진료 금지, 미용의료시술 자격 확대 등 의사의 진료권을 옥죄는 불합리한 정책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명하/의협 비대위 조직위원장]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할 경우, 전체 의료계가 적법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끝까지 저항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이들은 회의를 마치고 의대 증원 반대 구호를 외치며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거리 행진을 벌였습니다. 정부와 의사단체가 의대 증원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교육계에선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 움직임이 잇따랐습니다. 서울대와 부산대 등 10개 거점 국립대교수회 회장들은 정부를 상대로 2천명 증원 원칙을 완화하고 교육계와 산업계도 참여하는 협의에 나서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최인호/거점국립대교수연합회 회장] "가뜩이나 지금 이공계 학생들이 의·치대 한의대로만 몰리잖아요. 이공계 학문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하고 있는 거죠." 정진행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파국을 막기 위해 일단 모든 논의를 접고 의대는 물론 전국 교수협의회 대표자가 포함된 새로운 협의체

"위급한 노모, 치료 못 받을까 불안"‥전공의 집단 사직 후 첫 주말

  앵커 당장 몸이 아픈 환자들과 그 가족들은 이 상황이 더 급박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전공의들이 떠난 응급실에서 병상을 잡는 것도, 치료를 받는 것도 어려워지면서 응급 상황에 놓인 노모와 아이가 혹시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건 아닐까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들이 이어졌습니다. 이어서 제은효 기자입니다. 리포트 환자를 싣고 온 구급차들이 좀처럼 응급실 앞을 떠나지 못합니다. 평소에는 이송된 환자에게 바로 병상이 배정됐지만 오늘은 병상이 잡히기까지 1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사설구급대원 (음성변조)] "강북연세병원에 계시다가 온몸이 자꾸 퉁퉁 부어 올라가서 급하게 여기 응급실 왔는데 지금 55분에 끝났으니까, 거의 1시간 걸렸죠." 거의 모든 전공의들이 떠나면서 이 병원은 응급실 운영을 축소했습니다. 신규 환자를 모두 받을 수는 없었고 일부 시술은 제한적으로 시행했습니다. 심장비대증이 있는 80대 노모와 보호자는, 진료가 안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김수영/보호자] "어젯밤에 피를 토하시고 엄청 위급했죠. 어제부터 (응급실에) 전화를 해도 전화 연결이 안 되고…엄청 불안했죠. 돌아가실 수도 있을 상황이 오면 어떡하나. 다행히도 한 20분 만에 가운 입으셨어요." 한 아빠는 팔이 빠진 5살 아이를 데리고 다른 병원을 갔다가 이곳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여기서도 다른 병원으로 가야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접수를 마쳤습니다. [보호자] "(가던 병원은) 파업 때문에 전공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쪽은 접수를 해야지 전공의가 있는지 없는지 파악이 된다고 해서 일단 그냥 무작정 온 거거든요." 입원 환자도, 보호자도 전공의의 빈자리를 체감합니다. 평소 정기 회진에는 교수와 전공의 너덧 명이 함께 했지만 오늘은 교수 홀로 병실을 찾았습니다. [김성욱/보호자] "어머니가 중증 환자이신데 2차 항암을 하고 계세요. 전공의나 의사 선생님한테 회진을 돈 후에 여쭤보면 정보도 얻고 그

숨 가쁜 주말 응급실‥의대 교수들 "중재하겠다"

  앵커 전공의들의 대규모 병원 이탈 이후 맞이한 첫 주말입니다. 정부는 이 사태를 '재난'이라고 봤습니다. 어제 위기단계를 가장 높은 '심각'으로 올리고 비대면 진료도 전면 허용했죠. 하지만 대형병원 응급실은 오늘 하루 종일 숨 가쁘게 돌아갔는데요. 중증 응급 환자들의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 지켜보던 의대 교수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이 시각, 서울대병원에 나가 있는 취재 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지윤수 기자, 오늘 그곳 응급실은 여전히 빈 병상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붐볐다고요? 기자 네, 주말인 오늘은 외래 진료가 없어서 그나마 한숨 돌리는 분위기였지만, 응급실은 여전히 꽉 들어찼습니다. 이곳 서울대병원의 응급실 병상 26개가 전부 찼고요. 30분 전 기준으로 환자 1명이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 둘 다 종일 병상이 꽉 차, 대기가 있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성형외과 의료진이 부족해서 단순 봉합 진료는 할 수 없다고 안내했고요. 이에 구급대원들은 환자들을 근처의 2차 병원, 그리고 공공병원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의료 차질이 자칫 인명 피해로 이어지진 않을지 병원과 의료진 모두 더욱 예민해진 모습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전공의들이 떠난 의료 현장에서는 남은 의료진 만으로 그야말로 '버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제 의대 교수들마저 손을 놓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까요? 기자 서울대 의대와 병원 교수들이 구성한 비상대책위가 있는데요. 일부 교수들 사이에선 병원 진료를 그만두고, 강의만 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료 현장을 떠날 수도 있다는 건데요. 서울대 의대 교수 비대위 대표가 어젯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과 두 시간 반 면담을 하기도 했는데, 별다른 성과는 없었습니다. '의료 대란' 우려가 커지면서, 전국의 의대 교수들이 긴급 성명을 냈는데요. '

'네 탓' 공방만‥"엘리트 의식 유감" vs "재난 상황 코미디"

앵커 정부와 의료계가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이후 TV토론에서 처음 얼굴을 맞댔지만 입장 차는 조금도 좁히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의사단체의 엘리트 의식이 우려스럽다"고 꼬집었고 의사협회는 "스스로 의료재난을 만들고 수습하겠다는 건 코미디"라고 비난했습니다. 박소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첫 TV공개토론에 나선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과 김택우 의사협회 비대위원장. 양측은 토론회 내내 의대 증원부터 전공의 처우 문제, 필수 의료 위기 해법까지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책임은 서로에게 돌렸습니다. [박민수/보건복지부 제2차관] "지금 머리를 맞대고 하나하나 만들어가야 되는데 그거 논의도 하기 전에 전체 그림이 마음에 안 든다 이러면서 그냥 뛰쳐나가 버렸단 말이죠." [김택우/의사협회 비대위원장] "정부 측에서 초법적인 어떤 제재를 저희들한테 가함으로 해서 오히려 이런 문제가 더욱더 악화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대 2천 명 증원'에 대해서도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였다"는 비난과 "증원폭을 놓고 흥정하듯 이야기할 수 없다"는 반론이 부딪혔습니다. 양측의 기자회견에서도 말싸움은 이어졌습니다. 정부는 지난 20일 'MBC 백분토론'에서 나온 한 의사 출연자의 발언을 문제 삼았습니다. "반에서 20등 내지 30등 하는 의사를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는데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민수/보건복지부 제2차관] "의사단체의 엘리트 지위와 특권의식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합니다." 반대로 의사협회는 정부의 무리한 증원 강행이 의료계의 집단행동을 불러왔다고 맞받았습니다. [주수호/의사협회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정부는 재난 상황을 스스로 만들고는 이 재난을 수습하겠다고 중앙재난 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는 코미디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의사

이 시각 서울대병원‥응급실은 계속 대기

  앵커 시간이 갈수록 의료현장의 공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환자들의 불편과 불안감도 커지는 상황인데요. 이번엔 서울대병원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하겠습니다. 신수아 기자, 응급실 상황이 가장 안 좋을 텐데 걱정됩니다. 어땠습니까? 기자 네. 이곳 서울대병원은 응급실의 일반 병상 26개가 모두 가동되고 있습니다. 응급의료포털에 따르면 오후 7시 40분 기준 9명의 환자가 병상을 배정받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하루종일 계속됐는데요. 매시간 10여 명 이상의 환자들이 빈 병상이 나기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이나 신촌세브란스 등 서울의 다른 대형병원들도 하루종일 여유 병상이 50% 미만인 상황이 계속됐습니다. 대형병원들의 응급실에 자리가 부족하다보니 다른 중형병원의 응급실로 환자를 안내하기도 했는데요.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평소에도 응급실 병상은 부족하고 응급도에 따라 기다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어제 9천 명을 넘어섰는데 오늘 집계 보면 다시 8천 명대로 줄었더라고요.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어젯밤 10시 기준 사직서 제출 전공의는 8,897명, 근무지 이탈 전공의는 7,86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사직서 제출 전공의가 어제 9천2백여 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다소 줄어든 건데요. 정부는 100개 수련 병원 가운데 자료를 부실하게 제출한 6개 병원을 제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6개 병원의 숫자까지 합하면 사직서 제출 전공의는 거의 만 명 수준으로 봐야 할 겁니다. 복지부는 지금까지 전공의 7천38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고요. 이 가운데 5천976명의 경우 수련병원으로부터 업무복귀 불이행 확인서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의사 집단행동으로 인한 환자 피해 사례는 현재까지 총 189건이 접수됐고 오늘 집계를 종합하면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서울대병원에서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출처:MBC뉴스유튜브공식채널 https://youtu.be/-hNRx0455P0?si=E_O

응급실 비상에 불법진료 강요받는 간호사‥지쳐가는 의료 현장

  앵커 전공의들의 빈자리가 커지면서 지금 의료 현장에 남은 의료진은 말 그대로 힘겹게 버티는 상황입니다. 다급한 환자들은 가려던 유명 대형병원을 포기하고 2차 병원이나 공공 병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간호사들은 불법 진료에 내몰리고 있다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지윤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대형병원, 다섯 살 아이가 구급대원 품에 안겨 응급실로 들어갑니다. 2주 전 쓰러져 응급실에서 여러 검사를 받았는데 결과를 기다리는 사이 또 쓰러진 겁니다. [환자 보호자 (음성변조)] "(검사) 결과를 봐야 하는데 연기가 되는 것 같더라고. 그러다 오늘 또 이런 일이 생겨서 다시 달려온 거예요." 응급실에 들어갔던 환자는 돌아 나와 다시 구급차에 오릅니다. 대기 인원이 너무 많아 병상이 날 때까지 구급차에서 기다리기로 한 겁니다. 이 시기에 아픈 자신을 오히려 자책하기도 합니다. [환자 (음성변조)] "하필 이럴 때 병이 나서…" 대형 병원마다 응급실 환자를 제한하면서, 환자들은 서둘러 다른 2차 병원, 공공병원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환자 보호자 (음성변조)] "응급실에 급하게 들어갔는데 입원을 할 수가 없대요. 위독하신 분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서울의료원은 할 수 있다 그래서 이쪽으로 오게 됐어요." 대형병원은 겉보기엔 한산한 모습입니다. 일찌감치 진료 예약을 미뤄두고 수술도 30~50%가량 줄였기 때문입니다.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의료진들은 지쳐갑니다. [간호 실습생 (음성변조)] "간호사 인원을 늘려서 많아요. 과장님? 높은 의사 한두 분이 열심히 뛰어다니시고…" 간호사들은 '불법 진료'로 처벌받을까 전전긍긍입니다. 의사들 대신 CPR이나 비위관 삽입, 대리 처방 같은 지시를 강요받고 있다는 겁니다. [최훈화/대한간호협회 정책전문위원] "환자가 수술 후에 아프다고 요구했을 때 간호사는 처방권이 없습니다. 진통제 하나도 줄 수가 없는

보건의료위기 '심각' 총력 대응‥"주말이 골든타임"

  앵커 전공의들이 전면적인 집단 사직에 돌입한 지 닷새째, 의료 현장의 부담이 점점 커지자 정부는 보건의료재난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경찰이 의료계에 대한 첫 강제수사에 나선 가운데, 교육 당국은 의대 증원 절차를 그대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첫 소식,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보건의료재난 경보의 최고 단계 '심각'이 발령됐습니다.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 대응은 이제 한덕수 국무총리가 직접 지휘합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하여, 관계 부처와 17개 전국의 시도가 함께 범정부 총력 대응체계에 돌입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언급한 대책은 진료 차질을 막는 겁니다. 공공의료기관의 평일 진료시간, 휴일 근무를 최대한 늘리고, 중증·위급 환자의 이송을 조율하는 광역응급상황실도 다음 달초 네 곳 더 만들기로 했습니다. 시범 실시 중인 비대면 진료도 임시로 전면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수사 당국도 첫 대응조치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의사와 의대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 스태프'를 압수수색했습니다. 병원을 나오면서 전산 자료를 삭제하고 시스템을 마비시키자는 글을 올린 게시자를 쫓고 있습니다. 서부지검도 검·경 합동 실무협의회를 열어 의료계의 불법 집단행동에 긴밀히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2천 명 증원' 절차는 일정대로 추진했습니다. 교육부는 40개 의과대학에 공문을 보내 다음달 4일까지 증원 규모를 신청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대학에서는 현재의 여건과 잠재력을 고려하시어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증원 신청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의 강경 대응이 예상되자,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긴급 입장문을 내고, 이번 주말이 '골든 타임'이라며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MBC뉴스 이지은입니다. 출처:MBC뉴스유튜브공식채널 htt

'갑질 호소' 아파트 경비원 사망 1년‥"억울하게 죽은 동료 기억해달라"

  앵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일하던 경비노동자가 관리소장에게 갑질을 당했다고 피해를 호소하면서 숨진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이후 동료 노동자들은 관리사무소 앞에서 책임자의 사과, 그리고 해임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건 해고 통보였다고 하는데요. 그날 이후, 이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고병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70대 홍 모 씨가 동료와 함께 구호가 적힌 현수막과 손팻말을 챙깁니다. 두 사람이 향한 곳은 인근 아파트 정문입니다. 경비노동자로 일했던 곳입니다. 벌써 석 달째 매일같이 오가는 길입니다. [홍 모 씨/해고 경비노동자] "<여기서 일주일에 몇 번 이렇게?> 일주일에 4번, 화수목금 아침 11시 50분부터 12시 40분까지…" 오늘은 현수막 하나가 추가됐습니다. '고 박 모 경비반장의 1주기를 마음 깊이 애도한다'는 글귀를 적은 현수막입니다. 1년 전, 관리소장의 갑질을 폭로하며 자신이 일하던 아파트에서 숨진 그 노동자입니다. [홍 모 씨/해고 경비노동자] "지금도 어떨 때는 자다가 벌떡 일어나요. 답답해서 그거 생각하다가 자니까…굉장히 화가 나요." 박 씨의 죽음에 분노한 동료 경비노동자들 30여 명은 그날 이후 진심 어린 사과와 관리소장 해임을 요구하며 집회를 이어왔습니다. [2023년 3월 20일 뉴스데스크] "유족에게 사죄하고 즉각 물러나라!" 하지만 돌아온 건 계약 종료, 사실상 해고였습니다. 지난해 말, 관리소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측이 전체 경비노동자 76명 중 44명에게 더는 계약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겁니다. 표면상 이유는 '무인시스템 도입에 따른 인력 감축'이었지만, 해고된 노동자들은 '보복성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시 갑질 의혹을 받았던 관리소장은 여전히 해당 아파트에서 근무중입니다. [관리소장(음성변조)] "<혹시 사과하실 의지 없으신 거죠?> 나가, 나가라고. 나가, 왜 사과해. 나

"'갑질' 관리소장, 퇴진하라"‥주민들도 힘 보탠다

앵커 서울 강남구 아파트에서 관리소장의 '갑질' 의혹으로 경비원이 숨진 채 발견된 지 엿새가 됐습니다. 동료들이 숨진 경비원을 추모하며 관리소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일부 주민들도 이들에게 힘을 보태기 시작했습니다. 김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파트 관리소장의 '갑질' 의혹을 제기하며 스스로 세상을 떠난 경비원 박 모씨. 박 씨가 숨진 지 엿새째인 오늘, 동료 경비원 50여 명이 관리소장의 해임을 요구하며 한 곳에 모였습니다. [동료 경비원] "경비반장을 죽음으로 내몰고 모든 경비원을 고용 불안에 떨게 하는 OOO 소장을 즉각 해임할 것을‥" 동료 경비원들은 숨진 박씨를 추모하기 위해 그의 마지막 근무지였던 단지 내 초소까지 행진했습니다. 이들은 관리소장이 물러날 때까지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갑질 의혹'이 제기된 관리소장이 지난 해 말 부임한 이후 최근까지 이 아파트에선 경비원 20명이 그만뒀습니다. 부당한 업무 지시와 3개월 단위의 '초단기 근로계약'에 항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먼저 사직서를 내는 사람도 그나마 재취업 가능성이 있는 일부일 뿐, 경비원 대부분은 언제 잘릴지 몰라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동료 경비원] "고용 불안을 많이 느낀다..어제도 사직서 3명이나 받았어요. 언제 잘릴 지 모르니까.." 정문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주민들의 흰 국화꽃이 한두송이씩 놓이기 시작했습니다. '관리소장 사임'을 촉구하며 몇몇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과 함께 숨진 경비원의 장례를 돕기 위한 모금함도 등장했습니다. 입주민 폭행에 시달리던 경비원이 숨진 뒤 이른바 '경비원 갑질 방지법'이 2021년 10월부터 시행됐지만, 이번에는 소용이 없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려면 '사용자와 근로자' 관계가 적용돼야 하는데 관리소장과 경비 노동자들이 다른 업체 소속이라 해당되지 않는 겁니다. 비극이 되풀

공익제보자가 직접 밝혔다‥"쿠팡 블랙리스트 있었다"

  앵커 MBC에 쿠팡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보했던 전 쿠팡 직원이 실명을 밝히고 직접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쿠팡 물류센터의 단기 채용 담당자였던 김준호 씨는 자신이 직접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는 걸 확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의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처음으로 얼굴과 실명을 공개하고 기자회견장에 나온 제보자 김준호 씨.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의 단기직 채용 담당자였습니다. 김 씨는 2022년 입사 직후 업무교육에서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처음 접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원평정'이라는 용어를 썼지만, 평범한 직원 업무 평가가 아니었습니다. [김준호/공익제보자] "대상자 이름 중 'JTBC 작가'라고 이름이 입력되어 있는 걸 보고, 그때서야 대상자들을 자세히 보고 이게 블랙리스트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별다른 검증이나 사유 없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례도 여러 차례 확인했습니다. [김준호/공익제보자] "관리자랑 다툼이 있었다는 이유로 오르거나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 혹은 고용노동부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었고" 김 씨는 퇴사 후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에 가입했고, 또 다른 전직 쿠팡 직원의 도움으로 입수한 PNG 파일, 즉 블랙리스트 의혹 문건을 국민권익위원회와 MBC에 제보했습니다. MBC 보도 직후 쿠팡 측은 'PNG' 파일을 '출처불명'의 문서라고 주장하더니, 사흘 만에 '기밀을 유출했다'며 제보자 등을 고소했습니다. 김 씨 등 제보자 두 명은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국민권익위에 보호조치를 신청했지만 권익위는 2주째 별다른 답변이 없습니다. [장동엽/참여연대 공익제보자 지원센터] "내부 공익제보자에 대해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사회적 차원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미 완벽하게 이뤄져 있습니다." 쿠팡 대책위는 "블랙리스트 피해자 중 1차로 80명이 이달 중으로

'2천 명' 갑론을박‥논란 커진 '의사 소득'

앵커 정부와 의료계는 지금 의대 증원 규모, 즉 2천 명이라는 숫자를 둘러싸고 공방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 논란은 의사들의 이른바 '미래 소득'으로까지 번지고 있는데요. 전공의들이 떠나는 이유, 그리고 우리의 왜곡된 의료체계, 의대 증원 이후에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박소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의과대학 2천 명 증원, 정부는 핵심 근거로 보건사회연구원 등 세 개의 연구 논문을 일일이 언급했습니다. '증원 없이도 의사 수가 늘어난다'는 의사단체 주장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민수/보건복지부 제2차관] "의사단체는 며칠 전 TV토론에서 보셨듯이 의사단체 측 패널도 인정한 의사 부족을 부인해왔으며, 의사는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만 반복할 뿐…" 반면 의사협회는 정부가 보고서를 엉뚱하게 이용했다고 맞받았습니다. [주수호/의협 언론홍보비대위원장] "해당 연구들은 절대로 당장 의대 정원 2천 명을 증원하라고 밝힌 적이 없습니다." 파격적인 증원은 사회 구조까지 뒤흔드는 과제입니다. 의대 입시로 폭주하는 이른바 '의대 쏠림' 현상. [정재훈/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지난 20일, MBC 100분 토론)] "이공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이 또 2천 명 의료계로 넘어온다는 이야기…심각한 인재 유출과 타격이 있을 거라는 점을 설명드리고요." '갑론을박'은, 대놓고 말하기 꺼려하던 의사의 소득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김 윤/서울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지난 20일, MBC 100분 토론)] "2019년에 연봉 2억 남짓하던 지금 종합병원 봉직의 월급이 최근에 3억, 4억까지 올랐습니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의사협회는 이튿날, 반박 광고까지 실어가며 펄쩍 뛰었습니다. [주수호/의협 언론홍보비대위원장] "4억 자체가 팩트가 아니에요. (개원) 의사들 연봉 평균이 3억인가 뭐 2억 8천

곳곳에 응급실 뺑뺑이‥중증 환자들 "지옥이 따로 없다"

앵커 오늘 특히 긴박하게 돌아간 곳은 병원 응급실입니다. 빈 병상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대기하는 응급환자들이 속출했습니다. 주기적으로 치료 받아야 하는 중증 환자들마저 위기감 속에 발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차현진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신촌의 한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았던 80대 노인이 발길을 돌려 되돌아 나오고 있습니다. 다리 밑으로 피가 흘러 급하게 대형병원을 찾아왔지만 병원에서 접수해주지 않은 겁니다. [환자 보호자 (음성변조)] "(동네병원에서) 하혈을 하시고 복부에 물이 가득 차서 큰 병원에 가라고 그랬는데 안 받아줘요. 자기네들 암 환자들만 받는다고..." 또 다른 서울의 대형병원에선 응급실에 병상이 부족해 환자가 구급차 안에서 1시간가량 대기하기도 했습니다. [환자 보호자 (음성변조)] "이 호스가 빠져서 이제 그것 때문에 염증이 있어서 왔어요. (안에) 의사가 없어요." 강원도 양양에서는 다리에 괴사 증상이 나타난 60대 당뇨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해 3시간 반 동안 응급실 뺑뺑이를 돌기도 했습니다. 3차 의료기관 응급실이 환자 수용을 제한하면서 2차 병원들로 환자들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환자 보호자] "잘 아는 아우가 (진료) 취소가 왔어. 우린들 되겠어? 의사들이 없을 테니. 이 양반이 편찮으니까 여기로 왔지."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치료가 급한 중증 환자들의 걱정이 가장 컸습니다. 10년 전 산악자전거를 타다 넘어져, 척추 신경을 다친 31살 조재희 씨. 몸에 심은 기계를 통해 4주에 한 번씩 마약성 진통제를 맞고 있습니다. [조재희/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 "약이 떨어지면 기절할 단계까지 통증이 온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통증이 불에 타는 통증.."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한 그날, 예정됐던 진통제 투약 날짜가 연기됐습니다. 다행히 하루가 미뤄졌을 뿐이지만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다음 시술이 늦어질까 걱정입니다. [조재희/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

이 시각 서울대병원‥사직서 낸 전공의 9천 명 넘겨

앵커 전국의 대형병원마다 진료 차질이 계속되는 가운데, 밤새 폭설까지 내리는 바람에 특히 응급실에서 혼란스러운 상황들이 잇따랐습니다.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은 9천 명을 넘겼고, 돌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정부와 의사단체의 힘겨루기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시각, 서울대병원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송재원 기자, 서울대병원에선 비상 상황실까지 만들었다는데, 오늘도 혼란이 컸겠는데요? 기자 네, 이곳 서울대병원 응급실의 가용 병상은 26개인데요. 지금 모든 병상이 가동 중이라고 나옵니다. '응급의료포털'을 보면, 아직 병상을 확보하지 못한 환자도 7명이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간 서울대병원 측은 예정된 진료와 수술을 일부 미뤄가면서 환자를 받아왔는데요. 사람이 몰리는 응급실을 중심으로 차질이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서울의 5대 대형병원 중에 전공의 비율이 가장 높은 서울대병원에선 어제 비상대책상황실을 발족했는데요.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연차가 높은 교수들까지 야간 응급실에 투입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전국적으로 보면, 사직서를 낸 전공의 숫자가 9천 명을 지금 넘겼어요. 정부의 복귀 명령에도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인 거죠? 기자 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어젯밤 10시 기준으로 9천2백75명입니다. 소속 전공의의 74.4%에 달하는데, 전공의 4명 중 3명이 의료 현장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겁니다. 아예 병원에 나오지 않은 전공의 수도 어제보다 211명 늘어나서 8천2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정부는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 6천38명 가운데 이미 업무개시 명령을 받은 5천여 명을 뺀 나머지 808명에 대해 추가로 업무 복귀 명령을 내렸습니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 사례도 1만 건을 넘겼는데요. 22개 대학에서 3천25명이 추가로 휴학 신청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피해 사례도 늘고 있고, 정부도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의사협회는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게 아니다, 이

아프다고 해도, 아팠다고 해도 쿠팡 블랙리스트

  앵커 우리나라 노동법은 특정 질병을 이유로 개인의 취업을 제한할 수 없게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쿠팡이 일용직을 뽑을 때, 과거 병력을 조사했고 솔직하게 과거 질병을 말했더니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증언이 잇따랐습니다. 심지어 쿠팡에서 근무하다 병원에 실려가는 일이 생겨도 채용을 제한하고 있었습니다. 차주혁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리포트 물류센터 근무 첫날 제출하는 '건강상태 확인서' 쿠팡은 과거나 현재 질병을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근골격계 질환, 만성질환, 심장질환, 정신질환까지, 민감한 개인정보들입니다.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퇴직자 A씨(음성변조)] "허리는 제가 야구를 했었는데 그걸 하다가 다친 거라, 그걸 안 적으면 뭔가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다 해서 그냥 적었거든요." 과거 병력을 솔직하게 적어냈더니, 두 번째 근무는 할 수 없었습니다.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퇴직자 B씨(음성변조)] "한 번이에요. 한 번. 처음 갔을 때 아픈 걸 얘기했었고, 그 이후에 바로 그냥 커트 당한 것 같더라고요." 첫 근무를 해보지도 못하고, 바로 귀가 조치되기도 했습니다.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퇴직자 C씨(음성변조)] "그걸 작성하고 나서 안전 교육을 받는데 한 분이 오셔서 '취업이 불가능할 것 같다'."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퇴직자 D씨(음성변조)] "거기 조울증이라고 적었는데 갑자기 관리자가 저를 호출하더니 '이게 심하든, 심하지 않든 현장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실제 근무를 하지 않아 근로계약이 성립하지도 않았는데, 이들은 쿠팡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퇴직자 D씨(음성변조)] "'저 일상생활도 정말 잘하고 전혀 문제가 없다'. 이렇게 말씀을 드렸는데 안 된다고 하셔서. 그 이후에 다른 센터에도 근무 신청을 넣을 때마다 계속 떨어지더라고요.&q

[와글와글] 여성 의사들, '성차별 발언 논란' 보건복지부 차관 고발

인터넷과 SNS에서 화제가 된 소식들 알아보는 <투데이 와글와글>입니다. 전공의 파업과 관련한 정부 브리핑이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여성 의사들이 고발에 나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민수/보건복지부 제2차관 (지난 20일)] "여성 의사 비율의 증가, 그다음에 남성 의사, 여성 의사의 근로시간의 차이 이런 것까지 과정에 다 집어넣어서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지난 20일 열린 정부 정례브리핑 도중,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의대 증원 규모의 근거를 설명하며 발언한 내용인데요. 근로 시간이 짧은 여성 의사 비율이 높아지면서 의사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이해되면서, 성차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의사인 게 그렇게 죄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는데요. 자신을 필수과 여자 전문의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세금 떼고 하루 1만 8천 원 받는 당직도 안 빼먹고 다 서고 있는데 무슨 여의사가 일을 안 한다는 얘기를 하냐"며, 여성 의사가 남성 의사에 비해 절대 근로시간이 짧지 않다고 지적했는데요. "가정이 있고 애 있는 분들이 근무 시간 줄이고 휴직하고 이런 것은 의사뿐 아니라 타 직종도 마찬가지 아니냐"며 "여자는 의사 하지 말라는 거냐. 아니면 여자는 한 명당 0.5로 쳐서 4천 명을 증원할 거냐. 그런 논리라면 대기업도 그렇고 모든 직종이 다 남자만 뽑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노했습니다. 여성 의사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서울의대 졸업생 출신 여성 의사들로 구성된 함춘여자의사회는 어제 박 차관을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출처:MBC뉴스 https://m.youtube.com/watch?v=tO45gPi9odk&pp=ygVYW-yZgOq4gOyZgOq4gF0g7Jes7ISxIOydmOyCrOuTpCwgJ-yEseywqOuzhCDrsJzslrgg64W8656AJyDrs7TqsbTrs7Xsp4DrtoAg